전신마비에도 멈추지 않는 나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

“없는 살림에도 후원은 멈추지 않아” – 15년간 꾸준한 기부, 나눔이 곧 행복이라는 신념
입으로 쓴 성경 8권… “예수님 닮고 싶어요” – 하루 4시간씩 필사, 장애 넘어 신앙 실천
“천국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어” – 베푸는 삶이 더 기쁜 부부, 후원하며 얻은 행복

기독교종합편성tv신문 김효미 기자 | 전신마비 장애를 딛고 30여 년째 이웃을 위해 기부하며 성경을 필사해 온 박완금(66) 씨. 남편과 함께 형편이 넉넉지 않으면서도 매달 후원금을 보내며 “나누는 것이 곧 행복”이라 말한다.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는 몸이지만, 입으로 꾹꾹 눌러 쓴 성경 필사본만 8권.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는 성경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전신마비에도 나눔의 삶
지난 22일 서울 동대문구 진흥장학재단을 찾은 박완금(66) 씨. 왼쪽 어금니로 볼펜을 문 채 천천히 글씨를 써 내려갔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마태복음 10장 8절).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쓸 때마다 깊어지는 미간, 그리고 흔들림 없는 신념. 그는 1993년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판정을 받고 33년째 침대와 휠체어 위에서 살아왔다. 하지만 나눔의 기쁨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15년간 꾸준한 기부, “없는 살림에도 후원은 멈추지 않아”
충남 서산에 거주하는 박씨는 2010년부터 매달 10만 원씩 장학재단에 후원해왔다. 형편이 넉넉해서가 아니다. 남편 김동덕(66) 씨는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다 2022년 은퇴했고, 지금은 동네에서 폐지를 줍는다. 정작 자녀 학원 한 번 보내지 못한 부부지만, 남의 자식 학비는 도왔다. 김씨는 “어떤 날은 후원하느라 쌀을 못 사기도 했다. 짐승에게 주는 상한 쌀을 먹은 적도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입으로 쓴 성경 8권… “예수님 닮고 싶어요”
박씨는 2015년부터 하루 4시간씩 성경을 필사하기 시작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몸으로 8년 만에 성경 전체를 공책 8권에 옮겨 적었다. 요즘에는 찬송가를 필사하고 있다. 그가 쓴 노트는 웬만한 성경 4권을 포갠 높이. “말씀을 읽고 쓰다 보면 예수님을 닮아가고 싶어진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천국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어… 나눌수록 행복”
부부는 진흥장학재단뿐 아니라 굿네이버스, 유엔난민기구, 미혼모지원센터 등에도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김씨는 “바깥에서 돈 벌어오면 아내가 후원하자고 했을 때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결국 천국에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깝지 않더라. 오히려 기뻐하는 아내를 보면 일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박씨는 “비록 작은 일이지만 필사와 후원을 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하다”며 “거창하지 않지만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사는 시간이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