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종합편성tv신문 주기범 기자 | “내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이라 세계 만국에 큰 명절이니.”
독립신문은 1896년 12월 24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성탄절을 이렇게 소개하며 조선 국민들에게 그 의미를 전했다. 당시 신문은 “나라 운수가 영원하고 조선 전국이 화평하며 인민들이 무병하고 부요하게 되기를 하나님께 기도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며 국민의 단합과 희망을 강조했다.
“조선의 화평과 부요를 기원하며”
1896년 창간된 독립신문은 송재 서재필 선생을 중심으로 발행된 최초의 민간 한글 신문으로, 자주독립과 개화사상을 선도했다. 독립신문은 성탄절을 통해 종교적 축복뿐 아니라 조선의 국가적 발전과 번영을 기원하는 글을 담아내어 국민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해외 선교사들과 배재학당의 크리스마스 풍경
1897년 12월 23일자 기사에서는 크리스마스를 “1년 중 가장 중요한 절기”라 소개하며 신문 발행을 하루 쉰다고 공지했다. 신문은 또한 조선 땅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해외 선교사들과 배재학당 학생들의 따뜻한 풍경을 상세히 담았다. 미국 선교사 헨리 G 아펜젤러가 이끄는 예배 모습과 학생들이 선물을 받고 즐거워하는 장면은 성탄절이 가진 인간적인 따뜻함을 보여준다.
대한제국을 향한 축복의 메시지
독립신문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대한제국이 더 문명화되고 부정과 해악이 사라지기를 기원한다”는 논설을 발표했다. 독자들에게는 “그리스도의 탄생일에는 축복을 나누는 것이 관례”라며, “법과 제도가 명확히 자리 잡아 국민들이 피해를 받지 않기를 기도하자”는 희망을 전했다.
조선 땅에 복음이 전파된 지 불과 몇십 년, 성탄절은 이미 민간 신문을 통해 기록되며 현대적 의미를 띠기 시작했다. 이는 이후 한국 사회의 기독교 문화와 민주주의 발전에 초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