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종합편성tv신문 주언 기자 | 강화도 남서쪽 작은 섬, 주문도는 신앙과 역사의 숨결이 깃든 기도의 섬이다. 12월의 고요한 해안과 백년의 한옥 예배당은 현대인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며 영적 여정을 제공한다.
배를 타고 떠나는 주문도의 여정
인천 강화도 선수선착장에서 출발한 배는 30분 만에 주문도에 닿는다. 나귀 턱뼈를 닮은 섬의 지형은 한적한 둘레길과 드넓은 해변으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이곳에서 조선시대 시인 이민서의 시가 떠오르는 길을 걸으며 묵상의 시간을 갖는다.
변화를 품은 섬, 주문도의 신앙 역사
19세기 말까지 뱃사람들의 굿 소리로 북적였던 주문도는 1893년 영국 선교사 워너의 전도로 변화를 맞는다. 윤정일 전도인의 외침과 주민들의 개종은 마태복음의 말씀처럼 섬에 새로운 신앙 문화를 열었다. 신당은 교회로 바뀌었고, 섬 주민의 75%가 기독교인이 되었다.
아브라함의 막벨라 굴을 닮은 해안 동굴
뒷장술 해변과 대빈창 해변 사이 작은 동굴은 침묵과 묵상의 공간이다. 창세기의 막벨라 굴처럼 느껴지는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무한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조용히 기도에 잠긴다.
백년의 신앙을 품은 서도중앙교회
섬의 중심에는 1923년 지어진 한옥 기와집 예배당인 서도중앙교회가 있다. 교인들의 헌신으로 건축된 50칸 규모의 이 교회는 지금도 새벽예배와 수요기도회를 이어가며 신앙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앞장술 해변
앞장술 해변에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 병사들을 구출했던 주민들의 이야기가 서려 있다. 이들의 희생은 주문도의 신앙과 역사적 맥락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장엄한 일몰 속에 강화도로 돌아가는 배에 오르면, 하루의 기도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주문도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신앙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섬으로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