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의 시간을 건너, 다시 세상으로… 예술로 써 내려간 청년들의 회복 기록

예술로 건넌 고립의 시간,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는 청년들
말 대신 그림으로 전한 상처와 회복의 이야기
개인의 치유가 연대로 이어지는 ‘고립 너머의 항해’

 

기독교종합편성tv신문 김효미 기자 | 오랜 고립과 은둔의 시간을 지나온 청년들이 예술을 매개로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이야기가 연말 서울 성북구에서 펼쳐진다. 말로 전하지 못했던 상처와 회복의 과정을 그림과 설치, 영상으로 풀어낸 이번 전시는 고립을 넘어 자립과 공생으로 나아가는 청년들의 조용한 용기를 담아낸다.

 

예술로 기록한 ‘고립 너머의 항해’
사단법인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는 오는 12월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성북구 문화공간 이육사에서 '2025 리커버리 전시회: 고립, 그 너머의 항해'를 연다. 이번 전시는 성북구가 지원하는 사각지대 청년 사회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긴 고립의 시간을 지나온 청년들이 예술을 통해 다시 세상과 마주하는 여정을 담았다.

 

전시 제목처럼, 이들의 이야기는 단절의 기록이 아니라 다시 항해를 시작하는 과정에 가깝다.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청년들의 발걸음이 조용히 전시장에 담겼다.

 

말 대신 그림으로 꺼낸 마음의 이야기
전시에는 참여 청년들이 직접 제작한 회화, 콜라주, 입체 조형물 등 다양한 작품이 소개된다. 작품들은 고립의 시간 속에서 쌓인 감정과 기억을 시각적 언어로 풀어낸 결과물로, 설명보다 여백이 많은 방식으로 관람객과 마주한다.

 

청년들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두려움과 상처, 그리고 회복의 순간들을 캔버스와 오브제에 담아냈다. 작품 하나하나에는 ‘괜찮아지고 싶은 마음’, ‘다시 연결되고 싶은 바람’이 담담하게 스며 있다.

 

치유의 시간, 예술이 건넨 다리
이번 전시는 두 개의 예술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먼저 14주간 진행된 시각예술 프로그램 **‘작은 물결이 큰 바다가 되기까지’**에서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감각과 기억을 시각적 표현으로 옮기며, 스스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표류일기’ 프로젝트에서는 설치미술과 사운드 작업, 영상 기록을 통해 마음속 표류의 시간을 돌아보고, 정처 없던 시간을 목적지를 향한 항해로 바꾸는 과정을 담아냈다. 마음속 무인도에 안전기지를 세우는 설치 작업과 일상의 소음을 기록한 사운드, AI와 브이로그 형식의 영상은 각자의 회복 과정을 조용히 증언한다.

 

개인의 회복이 연대로 이어질 때
전시장에 모인 작품들은 개별적인 경험을 넘어 하나의 흐름을 이룬다. 고립의 이야기가 서로를 비추며 연결되고, 개인의 회복이 공동의 희망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고립 청년의 회복이 개인의 의지에만 맡겨질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품고 동행해야 할 과정임을 전하고자 했다.

 

김옥란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장은 “이번 전시는 고립이라는 긴 겨울을 지나온 청년들이 서로의 온기로 써 내려간 치유의 기록”이라며 “상처를 숨기지 않고 꺼내 보일 수 있었던 용기와,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이들의 항해에 많은 이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23일부터 27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성탄절은 휴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