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종합편성tv신문 주언 기자 | "우리는 모두 같은 사회 안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누군가는 그 사회로 들어서는 문 앞에서 오래 머뭅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회장 최창남)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한 ‘제5회 아동청소년복지포럼’은, 그 문 앞에 선 이들을 위한 작지만 중요한 첫 걸음이었다.
‘이주배경 아동, 사회적 연결을 위한 6가지 시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국내 약 270만 명에 이르는 이주민 사회, 그 안에서 자라고 있는 아동·청소년의 현실을 조명하고 이들을 위한 사회적 연결망 구축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자리였다.
“돌봄·교육·진로… 여전히 높기만 한 장벽들”
기아대책 이주배경사업팀의 신소연 팀장은 포럼의 첫 발표자로 나서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은 돌봄, 교육, 진로라는 3중의 장벽 앞에 놓여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5세부터 29세 사이의 이주배경 청소년·청년 2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절반 이상이 또래와 동등한 교육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으며, 34%는 진로 탐색 기회 자체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신 팀장은 “이들의 성장은 곧 우리 사회의 미래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제도 밖 아이들”… 교육현장의 현실
뒤이어 함께하는다문화네트워크의 신상록 이사장은 ‘제도 밖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주제로,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겪는 교육 현장의 현실을 짚었다. 그는 “학교 문턱조차 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들은 외로움과 방치 속에 자라고 있다”며, 행정의 경계를 넘지 못한 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현장의 목소리도 무대에 올랐다. 이주배경 당사자인 김지영 씨는 기자 김규리 씨와 함께 ‘이상한 인턴, 이상한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삶과 세상을 잇는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내 청중의 공감을 얻었다.
“이제는 연결의 시대”… 정책과 인식 함께 바꿔야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김혜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에 대한 지원 정책과 국제 기준에 비추어 본 국내 과제들을 논의했다. 특히 민관 협력, 시민사회의 역할 확대, 그리고 당사자 목소리를 담은 정책 설계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기아대책 최창남 회장은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은 단순한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동등한 사회 구성원”이라며 “이들이 마주한 장벽을 사회 전체가 함께 허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이번 포럼은 단순히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편견과 차별의 벽을 넘어 연결과 연대의 길을 찾는 것.
기아대책은 앞으로도 ▲이주배경 아동 가정의 생계·주거·의료를 돕는 ‘기대드림’ ▲아동·청소년의 성장 지원 ‘기대나무’ ▲북한이탈주민 지원 ‘기대하나’ ▲신앙 공동체 지원 ‘기대동행’ 등 다양한 맞춤형 사업을 통해 이주배경 아동과 가족의 자립과 회복을 도울 계획이다.
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서울시 내 주거빈곤 아동 가구는 12만 가구를 넘고, 기후 관련 질병을 겪는 아동 비율도 79%를 넘는다”며 “환경적 제약 때문에 아이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더 폭넓은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