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종합편성tv신문 류승우 기자 |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끝까지 맞서다 순국한 주기철 목사의 신앙과 순교 정신을 기리는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이 19일 경북 의성에서 개관했다. 역사적 현장에 세워진 기념관은 후손들에게 믿음의 본을 전하는 새로운 신앙 유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성경찰서 건물 리모델링…순국 현장에 신앙의 흔적 남겨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은 일제강점기 실제 의성경찰서로 사용되던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새로운 3층 전시관을 더해 설립됐다. 이곳은 주기철 목사가 압송됐던 역사적 장소 중 하나로, 그 고난의 순간을 기억하는 신앙의 성지로 재탄생했다.
전시관에는 주 목사의 생애, 항일 운동, 그리고 신앙의 발자취가 담긴 유물과 기록들이 정성껏 마련돼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기념관 설립에는 국비와 의성군비 등 총 38억6천만원이 투입됐으며, 사업회 산하 주기철목사사업주식회사가 위탁 운영을 맡았다.
신사참배 거부, “한 번 죽으면 그뿐” 일사각오의 신앙 고백
주기철 목사는 평양신학교를 졸업한 뒤 부산과 마산 등지에서 목회하며 복음을 전했다. 이후 평양 산정현교회 담임으로 부임한 그는 1938년 조선예수교장로회가 일제의 신사참배 요구에 굴복하자 단호히 맞섰다.
‘일사각오’ 설교를 통해 신사참배 거부를 외쳤고, 이는 체포와 고문, 그리고 수감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가석방 이후 다시 설교단에 올라 동일한 메시지를 외쳤고, 결국 1940년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1944년 4월 21일 순국했다. 그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믿음은 오늘날까지도 한국교회에 깊은 울림을 준다.

신앙의 순례지가 된 의성…다음 세대에 전하는 순교자의 정신
이번 기념관 개관은 단순한 역사 전시관을 넘어, 한국교회의 신앙 정체성과 순교 정신을 계승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주기철 목사의 순종과 용기를 통해 오늘날 크리스천들에게도 시대를 초월한 신앙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업회 관계자는 “이 기념관이 다음 세대에게 바른 신앙의 본을 전하고, 믿음을 지키는 용기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기념관을 찾는 이들은 고난 속에서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던 한 목사의 일생을 통해, 오늘날 우리의 신앙은 무엇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한 번 죽으면 그뿐이다”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섰던 주기철 목사의 고백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에게 살아 있는 메시지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