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평생 예수처럼 살았다”… 이름도 내세우지 않은 ‘작은 시민’ 김장하, 그 믿음의 유산

“이윤은 내 것이 아니다”… 병든 이웃 위해 자가용 없이 걸은 평생
100억 원 들여 학교 세우고 국가에 헌납… “하늘에 쌓은 보물”
자신을 숨기고 사랑을 남긴 사람… “예수처럼 묵묵히 살다 간 어른”

기독교종합편성tv신문 류승우 기자 |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평생을 병든 이웃을 위해 살며 수백억 원의 사재를 사회에 기탁한 ‘작은 시민’ 김장하. 세미한 음성에도 귀 기울이시는 하나님의 뜻을 삶으로 증거한 한 그리스도인의 묵묵한 발자취가 지금 우리를 울리고 있다.

 

 

“칭찬도 사양한 사람”… 숨은 나눔의 주인공, 진주의 어른
MBC 경남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가 시청자들의 눈물과 반성을 자아냈다. 지역 시민들의 입에서는 “이런 분이 우리 곁에 계셨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는 반성과 함께 “진정한 어른의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김장하 선생은 평생 나눔을 실천하면서도, 언론 인터뷰조차 사양하며 그 공을 자신에게 돌리지 않았다.

 

병든 자를 위한 삶, “이윤은 내 것이 아니다”
그는 사천과 진주에서 60년 가까이 한약방을 운영하며 수많은 환자를 돌봤다. 자신을 위해서는 자가용 하나 없이 자전거와 대중교통으로 이동했지만, 병든 자를 위해 번 돈은 결코 허투루 쓰지 않았다. 그는 늘 말하곤 했다. “세상의 병든 이들, 누구보다 불행한 사람들에게 거둔 이윤이기에 나 자신을 위해 쓸 수는 없다.” 이는 곧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은 그의 신앙 고백이기도 했다.

 

100억 원 넘게 들여 설립한 학교, 조건 없이 국가에 헌납
김장하 선생은 1991년, 자신의 사재 100억 원 이상을 들여 설립한 진주 명신고를 아무 조건 없이 국가에 헌납했다. 또한, 22년 전 설립한 ‘진주 남성문화재단’도 해산하고 재산 전부를 경상국립대에 기탁했다. “똥은 쌓아두면 구리지만 흩어지면 거름이 된다. 돈도 나눠야 꽃이 핀다”는 그의 신념은, 자산을 통해 하늘나라의 영광을 드러낸 그리스도인의 삶 그 자체였다.

 

형평운동·여성 인권·장학사업까지… 사회 곳곳에 퍼진 ‘빛의 향기’
그는 형평운동기념사업회와 진주문화연구소, 지리산생명연대 등의 설립을 주도하며 인권과 환경 운동에 힘썼다. 이름 없이 후원한 시민단체는 헤아릴 수 없고, 장학사업도 오랜 기간 조용히 지속해왔다. 그에 대한 감사 인사를 드린 이에게는 “나에게 고마워할 필요 없다. 너희에게 주어진 것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라”고 답했다. 이는 바로 마태복음 6장 3절, “너는 구제할 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을 실천한 것이었다.

 

“기념관 반대했던 그, 결국 시의 설득에 마음 열었다”
자신을 기념하는 어떤 일도 원치 않았던 김장하 선생은 남성당 한약방의 보존에도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지역의 요청과 조규일 진주시장의 설득 끝에 ‘진주 남성 교육관’ 건립을 허락했다. 1층은 원형 그대로의 한약방이 보존되고, 2~3층은 나눔과 기부를 주제로 한 교육 공간이 될 예정이다. 이는 그의 뜻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나눔의 가치를 전하는 새로운 ‘말씀의 장’이 될 것이다.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 남은 인생… 그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치를 멀리하고 언론조차 피했던 그는, 결국 우리에게 가장 큰 메시지를 남겼다. “예수처럼 조용히, 그러나 끝까지 사랑하며 살라.” 김장하 선생의 생애는 복음을 삶으로 살아낸 하나님의 사람의 모습이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한 시민의 말처럼, “그의 향기는 우리 곁에 오래 남을 것이다.”